"꿈은 이루어진다" 이태양, 드라마틱한 AG행 스토리

"꿈은 이루어진다" 이태양, 드라마틱한 AG행 스토리
한화 에이스 이태양(24)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이태양은 지난 28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
[OSEN=이상학 기자] "얼떨떨하고, 영광스럽다".

한화 에이스 이태양(24)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이태양은 지난 28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 24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전만 해도 2군에 머물렀던 그가 불과 4개월 만에 팀의 에이스에서 올스타 그리고 국가대표 발탁까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반전 스토리다.

▲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이태양은 "얼떨떨하다. 기분이 정말 좋다. 할아버지·할머니 등 가족들에게도 효도를 하게 것 같다.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가지겠다"며 "시즌 전에는 선발 자리를 꿰차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 여러 분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고마움부터 먼저 나타냈다.

이태양은 2010년 한화 입단 후 3년간 2군에 머물렀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올해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1군에 올라와서도 불펜으로 먼저 던졌다. 구원으로 잘 던지자 5월 중순부터 선발진에 들어갔지만 대표팀까지 발탁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1차 엔트리 전후로 류중일 감독은 "아무래도 지명도가 떨어지고,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경험도 없다"고 그의 발탁 여부에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이태양의 기세는 1차 엔트리 발탁 이후로 더욱 뜨거워졌다. 류중일 감독의 마음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 류 감독은 "이태양이 계속 잘 하고 있다. 선발에 구원까지 되는 게 장점"이라며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류 감독이 마음을 굳힌 뒤였다. 우완 투수 약세가 뚜렷한 가운데 140km대 중후반 강속구를 뿌리는 이태양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태양은 "1차 예비 엔트리에 들 때만 하더라도 인원이 60명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2차 예비 엔트리에 들어간 뒤로는 신경이 쓰이더라. 내가 조금만 더 잘하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기대를 갖고 있었다.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힘들었지만,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고 안도했다.


▲ 현실로 이뤄진 태극마크의 꿈

이태양에게는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 자체가 야구를 하며 처음있는 일이다. 중고교 시절 청소년대표에도 뽑히지 못했다. "어렸을 적부터 국가대표라는 것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게는 정말 꿈이었다. 언제 한 번이라도 나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될 줄 몰랐다"는 것이 이태양의 진심이다.

대표팀에서 이태양은 선발-구원을 넘나드는 스윙맨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선발보다는 두 번째 투수로 길게 던지는 롱릴리프가 유력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이태양은 선발 뿐만 아니라 구원도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이태양 역시 "어떤 역할이든 마운드에 오르게 되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최고의 선수들이 함께 모인 국가대표라는 점에서 이태양의 기대감도 크다. 그는 "투수·야수 모두 최고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나는 아직 커가는 과정에 있는데 그런 선수들과 함께 대회를 나간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가서 많이 보고 배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큰 대회를 치러 본 뒤 한 단계 크게 성장하는 선수들처럼 이태양에게도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한화에도 경사스런 축복

이태양은 한화 팀 내에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발탁돼 자존심을 살렸다. 아직 군미필인 그가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병역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이 경우 한화는 '10년 에이스'를 건지게 된다. 선수 개인 뿐만 아니라 팀에도 경사스런 축복이다. 이태양은 "나도 좋고, 팀도 좋은 일이라니 더 책임감이 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이태양은 올해 18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고 있다. 6월 5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52로 좋았지만, 7월 4경기에서는 1승2패 평균자책점 7.40으로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6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 4경기 연속해서 110구 이상 던진 뒤로는 힘에 부치는 모습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태양은 젊다. 그리고 길게 내다볼 줄 안다. 그는 "몸 상태는 이상없다. 아픈데도 전혀 없다"며 "한 시즌을 길게 치르다 보면 고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금이 그렇다. 크게 개의치 않고 해오던대로 준비하면 잘 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아시안게임 승선 꿈을 이룬 이태양의 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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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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